
안될 것만 같았던 AIDA 2 자격증을 발급받았습니다. !!
처음에는 혹 해서 신청했지만, 그 과정은 상품 광고에 있는 내용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처음 시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와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자격증을 딴 프린이 입장에서 솔직한 후기를 남겨봅니다. ( 이 글을 보면 업체에서 살짝 싫어하실지도...;; )
광고에 혹하지 말자
AIDA2 패키지를 신청하면 "이론 교육 1회 + 5미터 잠수풀 강습 2회 + 수심풀 강습 1회"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 커리큘럼만 듣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분은… 솔직히 전생에 물고기로 태어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아, 이 패키지면 자격증 딸 수 있겠구나!" 하는 안이한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별도의 강습료를 내고 몇 번은 더 연습에 참여해야 합니다. 드물게 한 번에 통과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그런 분들은 주위의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습니다. 그만큼 일반적인 경우는 아닌 듯합니다. 저는 5~6회 정도 추가로 강습을 들었습니다. 많이 들은 편인 것 같기도 하지만, 사람마다 편차가 있고, 마지막 강습 때는 "이젠 5미터 풀은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나름 적응이 되긴 했습니다.
이게 다 돈이다
많은 분들이 AIDA 1+2 패키지 가격이 저렴하다고 생각해서 쉽게 시작하시지만, 실제로는 추가 연습 비용, 장비 구입 비용 등 숨겨진 비용이 상당합니다. 이 부분은 시작 전에는 잘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원데이 수업만 먼저 들어보고, 이후에 더 진행할지를 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은 이퀄라이징이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걸 계속 해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되거든요.
지상 훈련도 꼭 필요하다
AIDA2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퀄라이징과 숨참기입니다. 그런데 이걸 강습 당일에 바로 습득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타고난 분들도 계시지만요.)
특히 이퀄라이징은 평소 사용하지 않던 목 근육을 써야 하는데, 강습 중에 혀 뒷부분을 위로 올리라는 설명을 듣고도 "이게 무슨 말이지?" 싶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집이나 차 안, 일상 속에서 수시로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머리를 아래로 향한 자세에서도 이퀄라이징이 되어야 하며, 지상에서 이 두 가지가 안 된다면 풀장에서도 성공할 확률은 낮습니다.
가능하다면 연습이 충분히 된 후 강습에 참가해, 당일에는 물속에서도 잘 되는지를 확인하는 정도의 마음가짐으로 접근하시는 것이 시간도 비용도 아끼고, 좋다는 생각입니다.
수영 실력과는 크게 관계 없다
처음에는 마스크만 써도 답답한데, 그 상태로 물속에 들어가면 수심에 대한 공포가 확 밀려옵니다. 첫 강습 날은 전혀 적응이 되지 않았고, 점차 나아지긴 했지만, 수영을 할 줄 알았던 저조차도 그 수심에서 오는 느낌은 처음이었습니다.
그 순간 들었던 생각은 “와… 이걸 다들 어떻게 하지?” 였고, 함께 하시는 분들이 정말 대단해 보였습니다. 실제로 프리다이빙은 수영 실력과는 크게 관계가 없습니다. 관련성이 있다면 핀 차는 기술 정도? ... 수영을 잘한다고 방심하지 마세요. 저도 제 실력을 믿고 갔다가 크게 당황했습니다.
이게 운동인가?
프리다이빙은 물속에서 숨을 참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만큼 몸의 힘을 최대한 빼야 하고, 힘을 쓰면 쓸수록 산소 소비가 많아져 오히려 불리해집니다. 그래서 프리다이빙은 흔히 “물속에서 하는 요가”라고 불립니다.
그래서인지 강습을 마치고 나면 “이게 운동인가?” 싶을 때도 있는데요, 막상 물속에서 2~3시간 떠 있다 보면, 끝나고 나서는 배가 엄청 고파지긴 합니다. ㅎㅎ
신체적 문제를 발견할 수도 있다
AIDA2 를 통과하려면 프렌젤 이퀄라이징이 거의 필수인데요, 이 과정을 통해 이관이나 부비동 등 평소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신체적 문제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도 초반에는 수심이 조금만 깊어져도 머리에 오는 압박이 상당히 심해 고생했는데요, 이비인후과에 가서 진료를 받고 나니 부비동이 일반적인 구조와는 조금 달라 선천적으로 압력에 민감한 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주는 못하겠구나…” 싶었지만, 어느 날은 정말 푹 자고 난 뒤 강습에 참여했는데 고통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프리다이빙은 평소 컨디션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러니저러니 해도, 바다에 나가서 직접 체험을 해보면 또 다른 느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정은 처음 예상했던 것과 많이 달라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자격증을 하나 받았을 뿐인데... 그 동안의 노력에 대한 결과라 생각하니 스스로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한 동안 축 쳐져있었는데, 그래도 무언가를 해냈다는 것에 만족하며 이 후기를 마칩니다.